마음이 열린 사람들..
처음본 그들이건만,
마치 이웃에서 함께 지낸것 같은 그 느낌이란..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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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과 다름없는 이곳 소하동 골목.. 누구의 붓글씨일까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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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침 건너 골목에 담배가게가 있어 음료수도 한병 마실겸 찾은 청송슈퍼.
동네사람 두분과 주인 아저씨의 정담이 오가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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빨간모자를 쓰고 계셨던 어르신께서 연탄 붓글씨 담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계셨나보다.
시멘트 벽을 가리키며, '이것도 찍어~~ 이 글씨도 이양반이 다 쓴거여~~ '
무작정 찍으란다...... '아~~그래요?..네네~~' ...찰칵~찰칵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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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료수 한병 마시고, 그냥 돌아서기가 왠지.아쉽다.
화분에 곱게핀 꽃과 함께 어둠 침침한 작은 가게를 화사하게 담아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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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사이 주인아저씨 다가 오더니..이번에 이걸 찍으랜다...
'디딜방아 알지? 그 디딜방아 호박돌이야~~ 이걸 땅에 묻고 발로 방아 찧는거야~~ 쿵~쿵~~ 요즘 귀한거야~~ '
'하하~~ 이런게 다있네요?' 찰칵찰칵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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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주인 아자씨..이번엔 가게 안으로 잠깐 들어 오랜다.. 정말 귀한걸 보여준다고...들어 오랜다..
가게 구석에 쪼그려 뭔가 열심히 찾더니..드르륵~~ 돌굴리는 소리와 함께 낑낑대며 요상한걸 보여주신다.
'이게~무지 귀한건데,,석기시대때 돌메야~~ 나무에 이걸 묶어서 끈으로 칭칭감고...' 일장연설...끝이 없다...
말이 끝나면서... '자~~찍어바~~~ ' -,.-+
'아~~ 정말 귀한거네요~~~' 찰칵찰칵~~ 이번엔 플래시까지 터트렸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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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시 밖으로 잠시 나오랜다... 출입문 머리 꼭대기 위...
'저 나무가 무지 귀한건데, 귀신도 쫒고...'
암튼 뭐라고 그랬는데, 기억이 안난다...
'찍어바~~~'
'아~~네~~ 정말 보기 힘든거네요~~~~' 찰칵찰칵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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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거원 보내줄 생각을 안하신다.
슈퍼주인 아저씨한텐 큰 아들이 있는데 한때 사진에 푹 빠졌다며..
뭔 돈이 그렇게 들어 가는지...하신다. 그러면서 잠깐 기다려바~~~ 하신다.
또 뭘 갖고 오실려나.....잠시 막간을 이용해서 입구에 걸린 거울(자동차 사이드미러) 를 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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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시후~~
'우리 아들 녀석이 찍은건데, 손녀 돌잔치때 찍은거야~~
이건 정말 작품이지 않어? 손녀가 지에미 머리채 잡는순간을 아들 녀석이 순식간에 찍었어~~~
저 표정좀봐~~ 정말 기가막히지?...사진 제목이 모녀싸움이야~~ 하하하~~~'
이번엔 옆에 계시던 동네 할머니까지 나서서 잘좀 찍어 보랜다....
'나는 나오면 안돼~~ 사진만 찍어~~~'
속으로...' 싫어요~~ 할머니 그러고 있는 모습이 더 좋네요~~^^' 찰칵찰칵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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액자에 빛반사 때문에 사진이 잘 안나올것 같다고 하자...
친절히 맥주박스 위에 올려 놓으신다...
'이제 괜찮치? 찍어~~~'
'아~~네~~ 이젠 괜찮네요~~' 찰칵찰칵~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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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료수 한병 마시고, 너무 친절한 분들 만나서 잠시 곤혹스러웠었습니다. ^^
이곳도 곧 철거된다는군요~~
모두 부자 되시고, 행복하셨으면 합니다.